21일은 전반적으로 영화들이 아주 좋았습니다. 네 편을 연달아 봤는데도 피곤하지 않을 정도였어요. 스케쥴을 짠 여친이 아주 잘 선택을 해놔서 좋았답니다.
아침 열시 반에 본 첫 영화 ABC 오브 데쓰(The ABC's of Death)입니다. 죽음이라는 테마로 A에서부터 Z까지 27개의 짧은 단편을 만들어 옴니버스로 묶은 영화였습니다. 감독도 모두 다르고 나라도 상당히 다양했어요. (우리 나라가 없는건 아쉬웠지만..) 물론 모두 만족스러운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이 꽤 괜찮았습니다. 단편들 위주일때 잘 드러나는 실험적인 영화도 많았구요 고어 팬들을 만족시킬 하드한 영상도 꽤 있었습니다. Q과 W만큼은 진짜 크게 웃을 수 있었구요.
이번 피판에서 기대작이었던 혼령의 집(Haunter)입니다. 이것도 왜 제목을 저렇게 뻔한 속편느낌으로 번역했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큐브로 유명한 빈센조 나탈리의 영화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확실히 거칠고 실험적인 영화라기보다 충분히 제작비를 들인 때깔 좋은 영화였어요. 기대치에 비해서라고 묻는다면 조금 갸우뚱 할 수 밖에 없군요. 심령-오컬트 적인 영화였는데 적당한 스릴러감도 있고 재미도 있었지만 보통 이상의 그 한 수는 발견하기 어려운 영화였어요.
제일 눈에가는것은 주연 여배우더군요. 거의 혼자서 영화를 다 이끌어 나가는데 보통 이런 영화의 여주인공이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거나 무서워하는 표정으로 승부를 거는데 비해 그러지도 않으면서 상당히 흡입력 있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가장 큰 발견이었던 관광객들(Sightseers)입니다. 두 손가락 번쩍! 이었습니다. 영화는 아주 소규모이고 한 커플의 여행을 뒤쫓아 찍는 형식에 불과했지만 의외의 반전과 풍부한 유머, 적절한 연기까지 모두 좋았습니다. 거기에 (아마도) 영국 북부 혹은 스코틀랜드의 풍광까지 더해져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혹은 사회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살인에 취해가는 이야기이자 혹은 연인이 싸우고 화해하는, 그냥 일반적인 연인의 모습을 이야기하되 살인이라는 것을 소재로 집어넣은 영화였는데요 주연 두 배우가 시나리오를 썼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주연남배우의 GV가 있었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대부분 상당히 만족스럽게 영화를 보았는지 환호성도 대단했고 분위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영화와 너무 똑같은 모습이라서 방금 화면에서 튀어나온것 같아서 재밌더군요. 원래 코메디언으로도 활동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유머도 재밌었고 답변도 성실했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까지고 즐거웠던 아마 이번 피판에서 제일 좋았던 영화와 그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21일 마지막 영화는 배드 씨드(Bad Seeds)입니다. 가장 의외의 영화였고 가장 좋았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이 프랑스 영화가 피판하고 어울리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어떤 나쁜 일에 휘말리게 된 한 소년과 어떤 일인지 몰라 안타까워하는 아버지의 이야기였어요. 특히 그 소년의 상황과 심리가 특별한 설명 없이도 차분하게 묘사되는 영화였는데 이런 유럽 특유의 영화가 저는 너무 좋아요. 거창하게 설명하지도 않으면서 순수하게 연기와 미쟝센만의 힘으로 은유로 전달해나가는 영화 말이죠. 화면 자체도 굉장히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고요. 특히 크래딧이 올라갈때 아버지와 아들이 실제 부자인듯 성이 똑같던데 그래서 그런지 둘의 앙상블도 좋았습니다.
22일의 첫 영화 몬티 파이톤과 나 : 가짜 자서전(A Liar's Autobiography: The Untrue Story Of Monty Python's Graham Chapman) 입니다. 사실 좀 혼란스러웠어요. 몬티 파이튼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영화도 몇 편 보았지만 그 멤버였던 그래이엄 채프만의 자서전이라는 이 영화가 제목부터 가짜 자서전이라고 한 만큰 실제와 허구가 섞인 내용인지 아니면 채프먼이 구성한 순수한 허구인지 혹은 채프먼의 일생을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한 것인지 아직도 헷갈리거든요.
아무튼 서너가지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 나오면서 한 인간의 일생을 나열하는 영화였습니다. 흥미로운 한 배우의 인생이기도 했구요. 아까 말한듯 실재 인물과의 연관성 등을 굳이 따지지 않는다면 (어차피 채프먼에 대해 잘 모르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였어요.
다음 영화 V/H/S 2 입니다. 이 영화도 지난 피판에서 V/H/S 가 화제가 되었기 때문에 이 속편도 상당한 기대작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7명의 감독이 각 에피소드를 만들어 시작과 끝을 묶는 영화 안에서 액자식으로 전개되는 형식이었습니다. 각 단편에 어떤 연계성이 있는건 아니고 형식, 소재도 다 다르지만 골고루 괜찮았습니다. 특히 고어, 호러 팬들에게 상당한 만족을 주는 영화였어요. 꽤 피칠갑이 심한 장면도 있고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영화도 있어 이런 저런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7편 모두 최고였다고 하기는 조금 어려워요. 클리쉐 투성이의 영화도 있었고 뭔가 10% 아쉬운 영화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관람 프랑켄슈타인의 군대 (Frankenstein's Army) 입니다. 가장 피판스럽고 영화제스러운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B급의 향취가 물씬 풍기면서 자기검열 없는 영화였어요. 전반적인 구조는 파운드 푸티지 영화였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아무튼 2차대전 중 나치의 비밀 연구소를 찾아가게 된 소련 군인들 이야기입니다만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미치광이 과학자 캐릭터를 위해 나치를 끌어다 썼을 뿐이죠.
일본 만화를 좋아하신다면 익숙한 설정들 투성이이긴 합니다. 특히 일종의 크리쳐들이 그런데요 인간과 각종 무기, 기계들의 기묘한 결합이란게 그렇죠. 이런 그림에서 가능하던 상상이 최고급 특수효과는 아니지만 못봐줄 정도도 아닌 꽤 괜찮은 정도로 스크린에서 난무를 하는게 꽤 쏠쏠한 재미였단 말이죠. 가끔은 키득거리기도 하고 징그러워 하면서도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마무리가 아주 좋았어요.
이렇게 이번 피판의 관람을 마쳤습니다. 오랬만에 간 피판이었고 영화들도 만족스러운게 많았어요. 온통 장마기간의 후텁지근한 날씨라 고생도 많았지만 즐겁게 잘 다녀왔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포스팅하도록 하죠. 이만 총총


제일 눈에가는것은 주연 여배우더군요. 거의 혼자서 영화를 다 이끌어 나가는데 보통 이런 영화의 여주인공이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거나 무서워하는 표정으로 승부를 거는데 비해 그러지도 않으면서 상당히 흡입력 있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너무나 평범하고 혹은 사회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살인에 취해가는 이야기이자 혹은 연인이 싸우고 화해하는, 그냥 일반적인 연인의 모습을 이야기하되 살인이라는 것을 소재로 집어넣은 영화였는데요 주연 두 배우가 시나리오를 썼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주연남배우의 GV가 있었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대부분 상당히 만족스럽게 영화를 보았는지 환호성도 대단했고 분위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아무튼 서너가지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 나오면서 한 인간의 일생을 나열하는 영화였습니다. 흥미로운 한 배우의 인생이기도 했구요. 아까 말한듯 실재 인물과의 연관성 등을 굳이 따지지 않는다면 (어차피 채프먼에 대해 잘 모르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였어요.


일본 만화를 좋아하신다면 익숙한 설정들 투성이이긴 합니다. 특히 일종의 크리쳐들이 그런데요 인간과 각종 무기, 기계들의 기묘한 결합이란게 그렇죠. 이런 그림에서 가능하던 상상이 최고급 특수효과는 아니지만 못봐줄 정도도 아닌 꽤 괜찮은 정도로 스크린에서 난무를 하는게 꽤 쏠쏠한 재미였단 말이죠. 가끔은 키득거리기도 하고 징그러워 하면서도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마무리가 아주 좋았어요.
이렇게 이번 피판의 관람을 마쳤습니다. 오랬만에 간 피판이었고 영화들도 만족스러운게 많았어요. 온통 장마기간의 후텁지근한 날씨라 고생도 많았지만 즐겁게 잘 다녀왔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포스팅하도록 하죠.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