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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17회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3. 21일과 22일 관람 by catinboo

 21일은 전반적으로 영화들이 아주 좋았습니다. 네 편을 연달아 봤는데도 피곤하지 않을 정도였어요. 스케쥴을 짠 여친이 아주 잘 선택을 해놔서 좋았답니다.
 아침 열시 반에 본 첫 영화 ABC 오브 데쓰(The ABC's of Death)입니다. 죽음이라는 테마로 A에서부터 Z까지 27개의 짧은 단편을 만들어 옴니버스로 묶은 영화였습니다. 감독도 모두 다르고 나라도 상당히 다양했어요. (우리 나라가 없는건 아쉬웠지만..) 물론 모두 만족스러운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이 꽤 괜찮았습니다. 단편들 위주일때 잘 드러나는 실험적인 영화도 많았구요 고어 팬들을 만족시킬 하드한 영상도 꽤 있었습니다. Q과 W만큼은 진짜 크게 웃을 수 있었구요.
 이번 피판에서 기대작이었던 혼령의 집(Haunter)입니다. 이것도 왜 제목을 저렇게 뻔한 속편느낌으로 번역했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큐브로 유명한 빈센조 나탈리의 영화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확실히 거칠고 실험적인 영화라기보다 충분히 제작비를 들인 때깔 좋은 영화였어요. 기대치에 비해서라고 묻는다면 조금 갸우뚱 할 수 밖에 없군요. 심령-오컬트 적인 영화였는데 적당한 스릴러감도 있고 재미도 있었지만 보통 이상의 그 한 수는 발견하기 어려운 영화였어요.
 제일 눈에가는것은 주연 여배우더군요. 거의 혼자서 영화를 다 이끌어 나가는데 보통 이런 영화의 여주인공이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거나 무서워하는 표정으로 승부를 거는데 비해 그러지도 않으면서 상당히 흡입력 있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가장 큰 발견이었던 관광객들(Sightseers)입니다. 두 손가락 번쩍! 이었습니다. 영화는 아주 소규모이고 한 커플의 여행을 뒤쫓아 찍는 형식에 불과했지만 의외의 반전과 풍부한 유머, 적절한 연기까지 모두 좋았습니다. 거기에 (아마도) 영국 북부 혹은 스코틀랜드의 풍광까지 더해져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혹은 사회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살인에 취해가는 이야기이자 혹은 연인이 싸우고 화해하는, 그냥 일반적인 연인의 모습을 이야기하되 살인이라는 것을 소재로 집어넣은 영화였는데요 주연 두 배우가 시나리오를 썼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주연남배우의 GV가 있었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대부분 상당히 만족스럽게 영화를 보았는지 환호성도 대단했고 분위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영화와 너무 똑같은 모습이라서 방금 화면에서 튀어나온것 같아서 재밌더군요. 원래 코메디언으로도 활동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유머도 재밌었고 답변도 성실했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까지고 즐거웠던 아마 이번 피판에서 제일 좋았던 영화와 그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21일 마지막 영화는 배드 씨드(Bad Seeds)입니다. 가장 의외의 영화였고 가장 좋았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이 프랑스 영화가 피판하고 어울리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어떤 나쁜 일에 휘말리게 된 한 소년과 어떤 일인지 몰라 안타까워하는 아버지의 이야기였어요. 특히 그 소년의 상황과 심리가 특별한 설명 없이도 차분하게 묘사되는 영화였는데 이런 유럽 특유의 영화가 저는 너무 좋아요. 거창하게 설명하지도 않으면서 순수하게 연기와 미쟝센만의 힘으로 은유로 전달해나가는 영화 말이죠. 화면 자체도 굉장히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고요. 특히 크래딧이 올라갈때 아버지와 아들이 실제 부자인듯 성이 똑같던데 그래서 그런지 둘의 앙상블도 좋았습니다.
 22일의 첫 영화 몬티 파이톤과 나 : 가짜 자서전(A Liar's Autobiography: The Untrue Story Of Monty Python's Graham Chapman) 입니다. 사실 좀 혼란스러웠어요. 몬티 파이튼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영화도 몇 편 보았지만 그 멤버였던 그래이엄 채프만의 자서전이라는 이 영화가 제목부터 가짜 자서전이라고 한 만큰 실제와 허구가 섞인 내용인지 아니면 채프먼이 구성한 순수한 허구인지 혹은 채프먼의 일생을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한 것인지 아직도 헷갈리거든요.
 아무튼 서너가지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 나오면서 한 인간의 일생을 나열하는 영화였습니다. 흥미로운 한 배우의 인생이기도 했구요. 아까 말한듯 실재 인물과의 연관성 등을 굳이 따지지 않는다면 (어차피 채프먼에 대해 잘 모르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였어요.
 다음 영화 V/H/S 2 입니다. 이 영화도 지난 피판에서 V/H/S 가 화제가 되었기 때문에 이 속편도 상당한 기대작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7명의 감독이 각 에피소드를 만들어 시작과 끝을 묶는 영화 안에서 액자식으로 전개되는 형식이었습니다. 각 단편에 어떤 연계성이 있는건 아니고 형식, 소재도 다 다르지만 골고루 괜찮았습니다. 특히 고어, 호러 팬들에게 상당한 만족을 주는 영화였어요. 꽤 피칠갑이 심한 장면도 있고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영화도 있어 이런 저런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7편 모두 최고였다고 하기는 조금 어려워요. 클리쉐 투성이의 영화도 있었고 뭔가 10% 아쉬운 영화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관람 프랑켄슈타인의 군대 (Frankenstein's Army) 입니다. 가장 피판스럽고 영화제스러운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B급의 향취가 물씬 풍기면서 자기검열 없는 영화였어요. 전반적인 구조는 파운드 푸티지 영화였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아무튼 2차대전 중 나치의 비밀 연구소를 찾아가게 된 소련 군인들 이야기입니다만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미치광이 과학자 캐릭터를 위해 나치를 끌어다 썼을 뿐이죠.
 일본 만화를 좋아하신다면 익숙한 설정들 투성이이긴 합니다. 특히 일종의 크리쳐들이 그런데요 인간과 각종 무기, 기계들의 기묘한 결합이란게 그렇죠. 이런 그림에서 가능하던 상상이 최고급 특수효과는 아니지만 못봐줄 정도도 아닌 꽤 괜찮은 정도로 스크린에서 난무를 하는게 꽤 쏠쏠한 재미였단 말이죠. 가끔은 키득거리기도 하고 징그러워 하면서도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마무리가 아주 좋았어요.

 이렇게 이번 피판의 관람을 마쳤습니다. 오랬만에 간 피판이었고 영화들도 만족스러운게 많았어요. 온통 장마기간의 후텁지근한 날씨라 고생도 많았지만 즐겁게 잘 다녀왔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포스팅하도록 하죠. 이만 총총

[PiFan]17회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2. 19일 심야상영과 20일 by catinboo

 전주국제영화제에 불면의 밤이 있고 피판에는 심야상영이 있죠. 19일까지 일을 하고 쉴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날 심야상영부터 피판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여친과 저녁을 미리 먹고 부천시정에 열시 반 쯤 도착했어요. 늦게 가길 잘했더군요. 뭐 근처에서 그닥 할 일이 없었어요. 술집, 고기집은 많았지만 의미없고, 그냥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상영시간을 기다렸습니다. 

 0시 심야상영. 생각보다 관객이 많지는 않더군요. 전주의 불면만 해도 여기보다 두 배가 넘는 규모의 자리가 꽉 차는데 말이죠. 영화는 평균타였습니다. 세 편중 한 편은 기대 이하 두 편은 나름 괜찮았어요.
 첫번째 영화 좀비 화장실 습격(Stalled - 칸막이 한 칸이라는 원제가 훨씬 좋군요. 한글 제목은 너무...뻔하게 멋부린 느낌,)입니다. 저에산 특유의 재기발랄함이 넘치는 영화였어요. 재미있었습니다. 남성 주인공이 화장실에 갇히는데 뭐 딱히 설명하지도 않고 바깥이 좀비세상이 됩니다. 좁디 좁은 화장실이란 공간에서 좀비는 득실거리고 변기칸에 웅크린 주인공의 상황을 꽤 코믹한 유머와 곁들여 만든 영화였어요. 설정만 들어서는 도대체 장편 영화 시간 동안 무슨 이야기를 찍을 수 있겠는가 싶지만 아이디어의 힘이 좋아서 지겹지 않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두번째 영화 로드 오브 세일럼(The LordsOf Salem)
입니다. 아 이건 실망이었어요. 롭 좀비의 영화여서 기대를 했었는데 기대때문에 실망이었던 것 같습니다. 롭 좀비는 메탈 세대라면 많이 아시는 화이트 좀비의 리더였죠. 실제로 원맨밴드에 가까웠고 음악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 양반 그러다 영화판으로 넘어와서 혹평도 많이 받고 2000년대에 리메이크한 할로윈은 흥행도 하고 뭐 이래저래 활동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제 경력이 쌓이고 해서 기대했는데 별로였어요. 일단 이야기에 힘이 없었습니다. 이런 오컬트-스릴러 특유의 강렬한 몰입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저냥 그런가보다...이런 느낌 이상이 없었어요. 아마도 이미지나 과격한 신성모독의 대사, 주문 등이 부르는 강렬함을 노린것 같은데 이것도 효과적이진 않았구요. 뭐랄까...아이디어는 많은데 그걸 '영화'로 소화할 능력이 부족한 감독의 작품같았어요. 최악은 아니었지만 중간 이상은 아니었어요.
 세번째는 헬벤더스(Hellbenders)입니다. 재밌었어요. 단 텔레비젼 시리즈로 적당한 내용이긴 했습니다. 물론 이정도의 욕설이 비프음 없이 나올려면 텔레비젼용으론 힘들었겠죠. 내용이나 규모가 볼만한건 아니었는데 재미있게 키득거릴 수 있는 영화였어요. 딱 거기까지인데 거기까지로만 생각할때 재밌었어요. 사실 엑소시스트를 비꼰 내용에 가깝습니다. 물론 나쁘게 비아냥거린게 아니라 '오 이거 좋은데'하면서 확대재생산한것에 가깝죠. 귀신을 쫓으려다가 잘 안되자 신부 스스로 자기 몸에 들어오게 한 다음 자살해버리잖아요. 이 헬벤더스의 멤버들은 그걸 위해 조직된 기관의 멤버들입니다. 최대한 죄를 짓고 최대한 지옥에 가려고 하며 최대한 빙의되려고 하죠. 당연히 이 엉뚱한 조합이 코메디의 소스입니다. 참고로 퍼시픽 림에서 오퍼레이터로 나온 클립톤 콜린스 쥬니어가 주연입니다.

 심야영화를 보고나니 다섯시가 넘었더군요. 영화제 웹사이트의 안내에는 4시 27분에 끝나는걸로 되어있더라구요. 이런것도 안맞춰놓다니....이 시간에 끝나면 지하철 첫차가 다섯시 반쯤이기 때문에 외지인일 경우 일정을 짜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단말이죠. 이때문에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애초 계획대로 찜질방에 가기로 했습니다. 상동역 근처에 찜질방이 검색되길래 15분쯤 걸려 지하철 역 하나를 걷고 찜질방으로 기어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오후 한 시 영화를 예매해놓은지라 푹 쉴 수 있었어요. 찜질방이란데가 푹 자기에 그리 좋지는 않지만 암튼 잘 쉬고 점심도 먹고 다시 극장을 향했습니다.
 20일 첫 영화는 만화박물관이에서 상영되었습니다.  꽤 잘 지어놓았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돌아다녀보니 만화 무료 열람실도 있고 쉴곳도 많고 그랬어요. 사방의 만화와 웹튠 캐릭터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구요. 
 영화는 한시 반 악의 교전(Lesson Of The Evil) 이었습니다. 기시 유스케의 유명한 소설이기도 하고 감독이 미이케 다카시인 화제작이었죠. 재미있었습니다. 아쉬운점도 없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볼 만 하더군요.
 일단 소설에 대한 각색이 많지 않아서 의외였습니다. 책으로 꽤 긴 편인데 생략없이 찍으려 애썼더군요. 물론 아예 없애거나 변형시킨 캐릭터들이 있었는데 제 관점에선 선택이 아주 좋지는 않았어요. 물론 양호선생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잘라냈겠죠. 다만 체육선생은 일단 너무 젊었고 너무 등장이 짧았으며 최후에도 변태코믹캐릭터로 마무리해버려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분량을 줄이는것은 이해한대도 최후에서 만큼은 주인공의 적수였는데 말이죠.
 그런데 여기까진 이해할 수 있어이지만 가장 큰 호적수였던 스리이선생은 너무 묘사가 없고 실질적 주인공인 레이카는 무서워만하고 미야는 그냥 먹잇감으로 나온건 미스였습니다. 어떻게든 조절해서 이 세 명의 캐릭터는 살려 놓았어야죠.

 문제는 원작팬의 아쉬움에서 멈추지 않는다는건데 그러다보니 전반, 중반에서 스토리상의 몰임감이나 재미가 떨어지다가 후반부에서는 살육전만 보여주는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소설도 그렇고 살육전은 영화적 재미가 있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캐릭터가 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엽총만 쏘아대는 모습만 보면 재미가 없죠. 원작도 학교 내에서의 미로같은 숨바꼭질을 그닥 살려놓은것도 아니니 말이죠.

 그래도 전반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지루하지 않았구요 주인공도 성실하게 연기했습니다. 피칠갑하는 씬을 보고싶어하는 고어팬들에게는 완벽하진 않지만 소소한 만족감 정도는 줄터이구요. 
 
 아 문제는 이 영화가 끝나는게 15시 9분이었는데 다음 영화가 15시 30분이었어요. 그리고 극장은 지하철로 세 정거장...맨 끝과 맨 끝인줄 몰랐던거죠. 설상가상 영화를 좀 늦게 시작해서 끝나자마자 매표소에서 환불요청하니 당일것은 안된다는 말을 듣고 만화박물관을 나서니 시간이 15시 20분....포기해야했습니다. 마약전쟁 한 편 보지 못했네요.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20일 마지막 영화는 여덞시 반 사이먼 킬러(Simon Killer)였습니다. 이 영화는 좀 애매했어요. 피판에 맞는 성격이냐..하면 아니고 괜찮은 영화인가 묻는다면 갸웃거리면서 판단을 유보하게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미국 출신의 망나니가 파리에서 여자 속이고 사기치다 들키는 내용이었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중간이상은 하고 카메라와 화면이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지루하지도 않은데 그 이상의 뭔가는 없는 묘한 수준이었어요. 스토리가 별거 없다면 다른 흡입력을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없는 느낌. 차라리 스토리 대신 화려한 영상 테크닉적인 과시라도 있으면 그것으로 보겠지만 그건 또 아니고...그렇다고 형편없는 아마츄어 작품도 아니고 그 이상은 이야기하기 함들군요. 

 사실 제일 의외는 첫머리에 말했듯 피판에서 왜? 였습니다. 판타스틱이란 말을 광의로 아무리 넓혀도 이 영화는 딱히 들어맞지 않더군요. 피판에서 섹션도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인데 말이죠. 차라리 볼려다 못 본 마약전쟁은 섹션이 '더 마스터즈'로 장르영화 감독 작품의 초대전이라는 명분이 확실한데 말이죠.

 아무튼 이렇게 20일까지의 관람이 끝났습니다. 나머지는 다음에 포스팅하도록 하죠.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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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