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신은 고양이의 잡동사니 창고

catinboo.egloos.com

방명록



[음반]Casker(1집재발매판),椎名林檎,Clazziquai,어른아이,Method by catinboo

 아래 포스팅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그동안 쟁여놨던 음반이 꽤 되는군요.
 
 캐스커(Casker)의 1집 재발매판입니다. 그동안 캐스커의 인지도가 꽤 쌓여 1집은 중고앨범으로도 거래되고 그랬었죠. 클럽 DJ가 아닌 칠아웃하우스-라운지 뮤지션으로는 이례적으로 꽤 넓은 반응을 얻고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아무튼 1집의 재발매판인데요 당연히 리마스터링을 했구요 11곡의 정규 곡 외 두번째 곡이었던 8월의 일요일들을 soul nu eva가 리믹스한 곡과 여덟번째 곡인 discoid를 Astro Bits가 리믹스한  두 개의 트랙이 더 실려 있습니다. 거기에 신곡으로 열네번째 트랙 '47'이란 곡이 있어요. 원래 1집에서 discoid는 캐스커의 원곡과 가재발(무려!!)의 리믹스 트랙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재밌군요.

 1집은 이소은과 헤이가 피쳐링한 곡도 있고 나머지 보컬이 들어간 곡도 모두 보컬들이 따로 명시되어 있는걸로 알 수 있듯이 이융진양과의 듀엣형태가 아니었던 앨범입니다. izm에서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0019&bigcateidx=11&subcateidx=13) 원래부터 이준오가 보컬 없는 곡들을 만들려고 했던것은 아닌것같아요. 사실 보컬없는 순수 음악으로서의 일렉트로니카는 우라 나라에서뿐 아니라 어디서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진 않죠. 여기선 의문은 사실 일렉트로니카 디제이-프로듀싱 능력과 좋은 '선율'작곡의 능력이 무조건 동반되는가 입니다. 분명히 그건 아니지 않은가 싶어요.
 어떤 의미에선 순수하게 음악을 만드는 디제이들의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지만 일렉트로니카씬에선 이 선율능력이 더 주목받는것도 사실이죠. 사람들은 아무래도 선율이 있는 곡을 좋아하니까. 그래서 보컬곡을 잘 만들어서 앨범을 내는 디제이를 클럽디제이들은 폄하하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하고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결론은 캐스커같은 음악인이 그냥 '작곡가'가 아닌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으로 인정을 받을려면 사람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도 중요하지만 나머지 음악을 얼마나 잘 프로듀싱하는가 일겁니다. 어쨌든 혼자서 모든걸 만드니까요. 반주의 모든것을 말이죠. 
 어떨까요. 흠. 캐스커정도면 괜찮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일렉트로니카 매니아들은 캐스커? 그냥 가요 만드는 애들이지..뭐 이런식으로 자꾸 깎으려고 해서 굳이 말하는거에요. 멜로디'만' 잘 만든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지만 멜로디'도' 잘 만든다고 폄하받긴 억울하죠. 이준오는 분명 리듬의 강약도 조절할 줄 알고 일렉트로니카에서 놓치기 쉬운 그루빙도 적절히 살릴 줄 아는 음악인이라고 생각해요.

 1집은 거의 전형적인 시부야케이입니다. 보컬이 전면적으로 나가는 트랙도 거의 없구요. 3집에서 도드라졌던 라틴적인 느낌이나 4집의 보컬의 전면적인 부상과는 또다른 초기작의 모습이에요. 캐스커 특유의 우울함은 많이 적은 편이지만 옛날 음반이라고 해서 유치하거나 조잡한 면은 거의 없는 괜찮은 앨범입니다. 3집 이후의 캐스커를 좋아하신다고 해도 도드라진 선율이 없는것도 소화하실 수 있다면 들어보셔도 좋을겁니다. 사족이지만 저도 융진씨의 목소리를 매우 좋아라해서 조금 섭섭한 감은 있지만 어쩌겠어요. 융진씨가 참여하기 전 음악인걸.
 
 시이나 링고(椎名林檎)의 솔로 새앨범 三文ゴシップ (싸구려 가십)입니다. 그동안 동경사변(도쿄지헨)의 밴드활동을 했었죠. 그러는 중간에 영화 사쿠란의 OST를 겸해서 만든 사이토 네코와의 합작 '평성풍속'과 음악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B사이드곡을 모아 만든 '나의 방전' 앨범이 있었어요. 그러고보니 앨범 참 꾸준히 내는군요.

 2009년 일본 드라마 '스마일'의 주제가 싱글이 솔로 이름으로 나왔어요. 그리곤 이 앨범이 나왔습니다. 밴드활동과의 관계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밴드와 솔로를 병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일본 연예계에 관심이 많아 기웃거리는게 아니라 정보는 별로 없습니다.

 음악. 도쿄지헨의 두번째, 세번째 앨범을 들었다면 아시겠지만 그녀는 더이상 옛날 초창기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요란뻑쩍찌끈한 음악에는 관심이 없는듯합니다. 나이나 경륜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겠죠. 사실 또한 이런 변화가 없다면 그녀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을테구요 변화가 있더라도 그녀의 음악적 능력으로 소화가 불가능했다면 또 다른 상황이 되었겠죠.

 물론 그게 아니기때문에 그녀는 정말 대단합니다. 아직도 저는 그녀의 솔로 세번째 앨범과 도쿄지헨의 첫번째 앨범의 그 편집증적인 열정이 담겼으면서도 묘하게 별세계의 것같은 음악이 좋지만 다른 앨범, 다른 노래들도 좋습니다. 복고적인 음악의 재현이라는 일관된 주제도 여전하면서 미디움템포의 곡이라고 해도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연주되면 묘하게 템포가 업되는것 같은 에너지도 좋습니다. 세번째 트랙인 密偵物語 같은 곡은 꼭 오스틴 제로나 오션스 시리즈에 나오는 음악같은 복고성이 도드라지고 カリソメ乙女(평성풍속 트렉의 리메이크곡)이나 그 외 몇 몇 곡에서 나오는 그녀의 재즈적인 느끼도 좋아요. 재즈-블루스적인 넘버는 그녀가 꽤 옛날부터 꾸준히 시도했었던 음악이죠.
 그리고 여전히 프렌치 샹송같은 곡도 있고 영화음악같은 두꺼운 편성의 곡도 있어요. 다양하면서도 링고라는 틀안에서 자연스럽게 융합된 음악이 여전히 좋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이나 링고는 대단한 음악인이에요. 전곡 작곡은 물론이고 어떤 세션이 연주를 하건 누가 편곡을 어시스턴트했건 단순히 그녀의 그 독특한 목소리에서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가 그냥 그녀의 음악이 되어버리는 역량도 감탄할만합니다. 

 사족으로 마지막 트렉 丸の内サディスティック [Expo Ver.](무죄 모라토리엄 앨범 트렉의 리메이크곡) 은 원곡과는 전혀 다른 노래로 만들었는데 상당히 좋군요. 그리고....이 아줌마는 섹시한게 뭔지 역시 안다는 생각. 피부색과 같은 색으로 칠한 Gibson SG와 함께 접사로 찍은 부클릿의 사진들이 꽤 에로틱합니다. 노출이 심한것도 아닌데...흐흠...좋...좋군요.
 
 클라지콰이의 새 앨범 Mucho Punk입니다. 
 아까 캐스커 이야기도 했지만 오버씬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건 아무래도 클라지콰이겠죠. 

 생각해보면 클라지의 입장에선 좀 억울할 수도 있겠어요. 인지도가 높거나 인기가 있으면 음악적으로는 꼭 깎고보는 묘한 습관때문에 무시당하는면도 있거든요. 그만큼 우리나라 음악씬은 인기-대중적-음악은 엉망 과 음악이 좀 괜찮아-인기없고-인지도없고-대중적이지 않은 어려운 음악 이라는 이분법이 너무 박혀있나봐요. 

 사실 전적으로 오버씬의 그 상업적 기획사들의 전횡이 가져온 결과죠. 2000년대 이후 아이돌들을 포화적으로 배출해낸 결과이기도 하고....솔직히 그런 무분별함에 넘어가버린 대중들의 탓이기도 합니다. 

 뭐 어쨌든...그러면서도 클라지콰이 입장에선 변명거리가 없는것도 안타까워요. 클라지콰이의 인지도는 대중들도 좋아할만한 음악이라는 것이 절반 그리고 보컬 멤버인 호란과 알렉스의 인기가 절반이니까... 그리고 그 호란과 알렉스의 인기의 상당히 많은 부분은 음악 외적인것에서 부여받았으니까...

 특히 알렉스는 그렇죠. 예능프로가 아니었다면 전형적인 댄스-인기곡들과는 거리가 먼 음악을, 고음도 아닌 중저음으로 부르는 키작은 남자를 누가 관심이나 두었을까요. 

그런데 저는 그들을 까고싶지 않아요. 클라지콰이의 팬이라서가 아니라 호란과 알렉스 둘 다 꽤 좋은 보컬이라서 그래요. 쉽게 말하면 예능에 나갔건 안나갔건, 인기가 있건 없건 좋아할만한 음악인이란 말이죠. 

 호란과 알렉스뿐 아니라 디제이-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클라지도 꽤 좋은 음악인인데...한가지 아쉬운건 이번 앨범도 너무 무난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때문입니다. 여전히 클라지콰이는 처음 들을때는 매력적이고 좋은데 참 묘한게 듣다보면 뭐랄까 어떤 임펙트가 없어요. 새로운 장르나 새로운 비트를 과감하게 써보는 모험도 없고 전형적인 팝화된 일렉트로니카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않으려고 하는 안주함이랄까 그런게 느껴져요. 물론 좋은 장르영화가 만만한게 아닌것처럼 좋은 팝 뮤지션도 만만한게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클라지콰이를 좋아하지만 항상 찜찜한 아쉬움이 남는것도 또 사실입니다. 사족으로 이동통신사 광고음악으로 쓰이는 Wizard Of OZ가 실려있습니다. OZ를 보면 어떤 이동통신사인지 아시겠죠? 통신사나 손전화 광고에서 의외의 음악이 참 많아요. 요조의 허니허니베이비(김태희...)나 타루의 블링블링(...블링...)도 그렇구요. 

 어른아이의 두번째 앨범Dandelion입니다.

  인디씬 정확히 말해 대중들이 많이 알게된 인디씬 음악은 여전히 커피프린스와 파스텔뮤직의 잔영에서 자유롭지 못한게 아닌가 싶어요. 심플한 모던락적인 혹은 가벼운 팝적인 일렉트로니카에 실린 달콤한 소녀적인 감성의 보컬..이런것 말이죠.

 뭐 어때요. 새삼스레 놀라는것이지만 우리 나라에는 좋은 보컬이 참 많습니다. 항상 그놈의 다양성이 아쉽지만 이 좁은 나라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어디서 이런 목소리들이 튀어나오는지 신기할때도 많아요.

 어른아이의 황보라씨도 아주 좋은 목소리의 소유자에요. 아쉬운건 슬슬 이런 소녀적인 목소리도 사람들이 슬슬 질려하는게 아닌가 싶다는건데 아직도 당분간은 유효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뭐 어쨌든 말랑말랑 하면서도 잔잔한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어른아이의 앨범도 꽤 좋은 선택이에요. 댄스 혹은 섹시함이라는 오버씬의 그 지겨운 위압에서 좀 해방되고 싶다면 부담없이 선택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메쏘드(Method)의 두번째 앨범 Spiritual Reinforcement입니다. (이 메쏘드는 한글표기를 어떤 사이트는 매서드 어디는 메쏘드 어디는 메소드 아 진짜...전 그냥 메쏘드로 할께요.)
 
 뭐...메탈은 죽지 않았다! 입니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만 이정도 퀄리티의 앨범이 나온다는게 마냥 신기합니다. 역시 우리 나라엔 방구석 기타리스트만 있는게 아냐.

 여전히 활동하는 크래쉬가 있고 바세린과 마하트마. 그리고 이 메쏘드가 있습니다. Thrash Metal 을 하는 밴드가요. 코어나 펑크계열의 밴드는 꽤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사라졌다고 생각되는 트래쉬계열의 밴드도 그것도 아주 뛰어난 실력의 밴드만 짚어도 이정도가 있다는거죠.

 굳이 말하자면 올드 스쿨적인 트래쉬 메탈은 아닙니다. 트래쉬 팬들은 뭔 말이냐 하드코어적인 냄새가 거의 없는 이런 음악이 라고 말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메탈리카의 데뷔앨범부터 들었던 세대라서요. 일단 보컬의 거의 선율의 흔적이 없는 그로울링에요. 리프도 파워코드와 단음의 연타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접근법과는 조금 다르게 소위 날라다니죠. 무거움보다는 스피디함과 격렬함이 주가 되는 음악입니다. 제 귀에는 좀 달라요.

 뭐 이런 분석보다 중요한건 메쏘드가 정말 괜찮은 연주실력의 밴드라는겁니다. 앨범 아주 걸작으로 잘 나왔습니다. 작곡능력에서 의심을 받는 카피밴드 수준의 밴드와는 수준차이가 확연합니다. 그냥 수준차이 정도가 아니라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을만한 앨범의 수준이에요. 메탈팬들에게는 행복한 선물 하나가 안겨졌습니다. 그리고 녹음에 대해 신경 많이 썼다는 인터뷰를 봤는데 정말 좋군요. 베이스 드럼 연타도 선명하게 구분되고 베이스도 벙벙거리지 않고. 의문은 솔로에서 솔로기타가 확 튀어오르는 부스트된 느낌이 의외로 작던데 의도한건지 마스터링에 있어서의 옥의 티인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메탈팬들은 필청 수준 입니다.

 아이구...글이 길어졌네요. 차곡차곡 쌓여가는 시디가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꼭 시디 사서 들으세요. 그럼 다음에 또 포스팅하기로 하고 이만 총총.


핑백

  • 장화신은 고양이의 잡동사니 창고 : [음반]캐스커(Casker)-Your Songs 2010-02-01 16:42:53 #

    ... 032 캐스커 4집 짦은 리뷰 : http://catinboo.egloos.com/6646872 캐스커 1집 철갑혹성 재발매판 리뷰 :http://catinboo.egloos.com/10017724 캐스커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음악인입니다. 아마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 중에서 '감탄'이 아니라 '좋아하는'첫순위를 꼽으라면 캐스커를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



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