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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캐스커(Casker)-Your Songs by catinboo

 
캐스커의 Your Songs입니다. 4집 이후 나온 앨범인데 정규앨범에 넣어야 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긴 요즘은 EP와의 구분도 뚜렸하지도 않잖아요. 어쨌든 여덞트랙이 실렸고 작은 피아노 소품 하나와 버전이 다르게 리믹스한 곡 하나를 빼면 여섯곡짜리니까 정규앨범으로 넣기엔 애매한것 같기도 합니다. 

 캐스커 SkyLab 리뷰 http://catinboo.egloos.com/4115032
 캐스커 4집 짦은 리뷰 : http://catinboo.egloos.com/6646872
 캐스커 1집 철갑혹성 재발매판 리뷰 :http://catinboo.egloos.com/10017724

 캐스커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음악인입니다. 아마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 중에서 '감탄'이 아니라 '좋아하는'첫순위를 꼽으라면 캐스커를 들겁니다. 일단 제가 댄서블한 일렉트로니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데 큰 이유가 있기도 하겠지만 그런 이유들을 제외하고도라도 캐스커는 참 좋아요.

 테크노계열의 매니아들은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죠. 아니 거의 모든 쟝르의 매니아들은 기본적으로 대중적인 친화력이 있는 음악인들을 무시하고 합니다. 물론 저는 순수한 음악적인 진보성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존중합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대중적이라고 해서 질이 낮다는 의미가 되지는 않는다는거죠. 뭐 이걸 길게 이야기하자면 한도끝도 없을테고 제가 할려는 말은 캐스커의 음악은 상당히 귀에 잘 감긴다는 겁니다. 전 왜 이런 음악이 인기가 없는지(인기가 적은지라고 해야 되나요.) 이해가 안가요.

 지난 앨범부터 캐스커는 상당히 멜로디 우선적인 곡들을 내놓고 있어요. 변화라면 변화일테고 1, 2집을 그리워 하시는 분들에겐 안타까움이겠죠. 저는 보컬인 융진의 목소리를 굉장히 좋아하기때문에 요즘 앨범들도 좋습니다. 물론 그냥 일반적인 가요와 차이점이 없어진다는 비판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죠.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볼까요. 지금 일반적인 혹은 인기있는 노래들을 보면 어린 아이들이 떼거지로 나와 요염하게 춤추며 (...뭐 별로 불만은 없...) 부르는 댄스곡이나 아주 구태의연하고 뻔한 발라드 외에 뭐 있던가요? 이런 획일적인 가요판에서 캐스커 같은 느낌의 노래가 뻔한 노래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적절한 포지셔닝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말이죠.

 융진의 보컬은 평범한듯 하면서 은근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힘있게 질러대는 스타일과는 반대죠. 그렇기 때문에 프랜치팝이나 보사노바 스타일을 샘플링의 기본으로 하는 음악에서 아주 잘 어울립니다. 2, 3집까지가 그랬죠. 그런데 이번 앨범은 거의 팝화되었단 말이죠. 하지만 음악을 만드는 이준오는 꽤 영악한 사람입니다. 초기에는 객원보컬으로 여기는 모습이 강했지만 이젠 완전히 둘의 음악을 융화시켜 캐스커란 이름으로 내놓겠다는 모습이 보여요. 융진의 '노래'를 듣는다는 의미에 가까운 앨범을 내었으니 말이죠. 일단 여전히 융진의 목소린 예쁘지만 조금씩 달라지거나 곡에 따라 변화를 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노래들 자체가 딱 그녀의 목소리에 잘 맞는 곡들이고 말이죠. 팬들이라면 Skylab의 노래들에 비해 상당히 달라진 느낌도 많이 가지실거에요.

 이전 앨범들과 비슷한 스타일의 곡도 있습니다. Let It Shine같은 곡이 그러네요. 거의 클럽스타일의 일렉트로니카에 캐스커가 즐겨쓰던 라틴적인 베이스가 깔려 있구요. 융진도 간만에 힘주고 노래를 하구요. 그다음 녹턴이란 곡은 간단한 피아노 소품이고 일곱번째 트랙 Pluto는 거의 완전한 일렉트로니카곡입니다. 전형적인 테크노비트에 악기의 레이어드도 상당히 두텁게 깔았구요. 

 여기에 비해 첫번째에서 네번째까지의 트랙은 위에서 말한대로 팝에 가까운 듣기 좋은 곡들입니다. 제가 듣기에는 네번째 트랙 향이 제일 좋군요. 이 앨범에도 어쿠스틱버전으로 한 트랙 더 채워넣은것으로 보아 캐스커도 제일 만족한 곡인것 같아요. 앞부분의 약간 재즈같은 느낌의 베이스나 캐스커가 즐겨쓰는 어코디온 소리도 무척 맘에 들어요. 근데 무엇보다 융진이 노래를 하면서 고음으로 도약하는 부분을 살짝 밀면서 끌어올리는 느낌이 아주 매력적이더군요. 계속 돌려듣고 있는 트랙이에요.

 암튼 이준오는 그가 전자악기로 두텁게 덧씌우는 음악에만 재능이 있는게 아니라 심플한 구성의 팝적인 음악도 잘 해 낼 수 있다는걸 점점 증명하고 있는듯 합니다. 길게보면 R&B(정확하게 말하면 알앤비 느낌을 흉내내는)의 영향에서 벗어나있으면서 근사한 발라드를 제공할 수 있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구요. 융진은 저같은 매니아라면 이미 그 목소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겠지만 암튼 점점 발전하고 있고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아마 그녀의 보이스로 커다란 체육관식의 무대를 장악할 수는 없겠지만 작은 무대나 시디를 통해 듣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아요.

 더이상 인디니 메인스트림이니 하는 구별없이 좋은 음악인이 정당한 대접을 받고 또 계속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다음 음반이 기다려지네요. 그럼 이만 총총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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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