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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3호선버터플라이-Nine Days Or A Million by catinboo

 요즘 포스팅이 하도 없어서 구입하나 시디들 중 리뷰를 안쓴것을 몇 개 골랐습니다. 정말 오랬만에 나온 3호선 버터플라이의 EP, Nine Dats Or A Million입니다.

 모던락이란 말을 할 때는 좀 대책없습니다. 워낙 광범위한 말이라서 말이죠. 원래는 헤비메탈의 광풍이 몰아친 다음 메탈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반발하면서 나온 장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속도나 비트를 줄이고 밴드의 중심을 기타에서 밴드 자체로 옮기고..그래서 엄청난 리프나 폭풍같은 솔로는 거의 없곤 하죠. 여성보컬들이 전면적으로 등장하기도 했구요.

 문제는 그 이후 거의 팝에 가까워진 모던락이 인기를 끌면서 모던락은 그런 음악이란 등식이 성립해버렸다는겁니다. 이를테면 락적인 성향이 가미된 여성보컬의 '말랑말랑'한 음악 말이죠. 폄하하는건 아닙니다. 굉장히 좋은 음악들이 많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몇 몇 밴드는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일본화된 모던락을 대표하는 브릴리언트 그린과 두 애즈 인피니티는 아주 좋아합니다. 국내의 페퍼톤즈 같은 그룹도 괜찮고 락이라는 말을 붙이긴 뭣하지만 러브홀릭도 좋은 밴드죠.

 장광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3호선 버터플라이와 허클베리핀 같은 밴드를 말할 때 모던락밴드라는 말 외에 적절히 요약할 단어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밴드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죠. 더 거칠고 원초적이고 '락'적입니다. 동일선상에 놓기 어려울정도의 음악적 갭이 있고 가령 '나 러브홀릭 좋던데 같은 모던락밴드라니까 한 번 들어볼까?'하다간 질색할겁니다.

 홍대 인디씬이 펑크락으로 대표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모던락밴드들은 항상 있어왔어요. 성기완, 이기용으로 대표되는. 방금 전 말한 3호선 버터플라이(이하 3호선)와 허클베리핀이 그런 밴드죠. 3호선이 결성한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끈질기게 활동해왔고 음악적으로도 항상 발전해왔습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 할 수 있어요. 그동안 정규앨범은 세 장밖에 내지 않았죠. 그 사이에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카메오로 출연도 했었던..)OST가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번 EP가 나온겁니다. 정말 이들의 음악에 목마르던 사람들에겐 한 숨 돌릴 오아시스가 되었어요. 더군다나 그것이 무척 만족스럽고 그렇기때문에 네번째 정규앨범을 더 기다리게 되는 것이겠죠.

 3호선의 음악은 기타, 보컬의 성기완과 남상아의 색이 진합니다. 드럼과 베이스는 한번씩이나마 바뀌었죠. 음악은 난해하지 않아요.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나면서도 뻔하지 않구요. 기본적으론 약간 우울한듯 하면서도 서정적이에요.
 귀에 들어오는건 3호선이나 허클베리핀이나 프론트우먼들의 목소리겠죠. 허클베리핀의 이소영씨가 굉장히 허스키하고 힘이 잔뜩 들어간 강렬함이 있다면 남상아씨는 서정적인 느낌에 강하면서도 곱고 부드럽다기보다 허스키한 시원함이 있습니다. 애절함까지도 품고있죠.

 이 EP는 뭔가 변화의 느낌이 감지되기도 해요. 단순히 기본구성의 4인조 밴드 사운드에서 점점 다양한 음원들을 사용하는 구성으로 발을 넓히는듯 하구요. 전반적으로 선율이 세련된 느낌도 있습니다. 기분좋은 변화에요. 그들의 성격을 뒤집어 엎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가슴을 울리면서도 그들이 걸어온 시간만큼이나 여유로워지고 다양해지기 시작한 느낌이니까요.

 첫번째 트랙 티티카카는 빈티지하면서 심플한 곡입니다. 다섯트랙중에 제일 신나는 노래이기도 하구요. 처음 들었을때 귀에 제일 잘 감기는 곡이기도 합니다. 살짝 U2의 분위기가 나기도 합니다. 팔세토로 부르는 후렴부분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왠지 그래요. 좋습니다.

 남상아의 절창 내지는 가장 가슴을 후벼파는 곡이라면 세번째 깊은 밤 안개 속입니다. 피아노 반주도 근사하고 점점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느낌도 좋습니다. 반주가 도드라지는 곡이 아닌만큼 남상아의 목소리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건조한듯 하면서도 감정이 풍부하게 실린 노래가 아주 인상적이에요. 아 정말 좋은 곡입니다. 눈을 꼭 감고 스스로 노래에 완전히 몰입한 무대에서의 남상아를 상상하게 되요.

 유일하게 구매하지 못했던 3집이 이번 EP와 함께 재발매되었고 다음 정규앨범도 진척이 있는듯 합니다. 항상 우리 곁에서 밴드음악의 든든한 지주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좋은 음악 많이 만들어주시기를. 그럼 이만 총총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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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