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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트레인지러브-내 삶을 바꾼 10곡의 노래 by catinboo

거창하죠? 사실 이 제목은 인터넷한겨레에서 운영을 시작한 음악웹진 100BEAT의 시리즈물입니다. (http://100beat.hani.co.kr/series/2010-04-%EB%8B%A5%ED%84%B0-%EC%8A%A4%ED%8A%B8%EB%A0%88%EC%9D%B8%EC%A7%80%EB%9F%AC%EB%B8%8C-%EB%82%B4-%EC%82%B6%EC%9D%84-%EB%B0%94%EA%BE%BC-10%EC%9E%A5%EC%9D%98-%EC%9D%8C%EB%B0%98)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는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유명한 걸작이죠. 원제목은 이렇습니다. 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이것을 인용하여 백비트에서는 나는 왜 공부를 멈추고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는가로 바꾸었죠. 음악평론가의 길로 접어든 필진들이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 열 곡의 노래를 뽑는 코너입니다. 은근히 재미있어요. 

 차마 트랙백은 못쏘겠고...문득 생각나서 포스팅해봅니다. 당연한것이겠지만 음악적 가치 이런것과 큰 상관관계는 없어요. 또 그럴 수 밖에 없듯 어렸을때 들었던 음악들이구요. 자 한 번 써보겠습니다. 
           

 기타...젠장맞을 기타때문입니다. 고입시험을 보고 기타를 샀어요. 그리고 내가 연주(혹은 흉내)를 내볼 수(낼려고 희망하는)있는 음악으로 관심을 넓혔구요. 시나위 2집 Down And Up에 있었던 들리는 노래에 꽂혔습니다. 열심히 따고 악보 그리고 코드공부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타를 잡았죠. 손가락은 절망이었지만 여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사실 기타때문만은 아니었겠죠. 조악하기 그지없는 음질의 1집을 지나 놀랄만큼 깔끔해진(그 당시 기준으로)음질과 김종서라는 새로운 목소리는 굉장한 충격이었으니까요. 달려대는 음악도 좋았지만 락발라드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을즈음 저에게 이 들리는 노래는 상당히 매력있었어요. 기타키드로서의 시작이자 음악공부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문세. 물론 노래들은 다른 것들을 좋아합니다. 그만큼 명곡도 많고. 하지만 두번째로 꼽는 곡은 1집 나는 행복한 사람에 있던 파랑새입니다. 이것도 젠장맞을 기타때문입니다. 처음 코드 스트록으로 반주하고 노래할 수 있던 곡이니까요. 시나위도 이문세도, 기타를 치기 이전이나 이후나 항상 좋아했지만 제 삶에 '영향'이란 의미에서는 이 두 곡이 먼저 꼽히는군요.

 쓰래쉬 메탈의 세계...아 황홀했죠. 그 시절이 아직도 그립습니다. 예. 전 옛날분들은 간혹 아실 그런 녀석의 모습이었어요. 미니카세트플레이어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시끄럽고 요란한 음악만 듣는 요새 말로 살짝 오덕스러운 이상한 사내녀석. 끼리끼리 모여서 쌩 알수도 없는 외국 그룹(밴드가 아니라...)이름이나 말하고 지들끼리 흥분하고 가끔 괴성(나름대로 그 보컬을 흉내낸 것이라고 하지만)을 지르는 그런 별종들.
 쓰래쉬 메탈의 팬들은 저 지옥쯤에 있던 슬레이어를 더 높게 쳤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중간계쯤에 위치한 Metallica의 팬이었습니다. Master Of Puppets를 듣는 순간 강렬한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무삭제음반을 살려고 청계천을 오가기 시작했고(그러다 야동아저씨한테 걸려 엉뚱한 길로도 빠지고...) 오랜 기간 이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어요. 저에게 그 시작은 마스터 오브 퍼핏이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갔습니다. 귀에는 쓰래쉬 메탈을 듣고 심심하면 일렉기타를 치면서 클래식 작곡 공부를 하던 놈이 말이죠. 매니악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음악을 가리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클래식 공부하기 이전부터 기악곡들은 좋아하는 곡이 많았고 피아노도 꾸준히 치고 있었고... 하지만 지금 포스팅에서 기악곡 이야기는 빼놓고 하는 것이니까...

 대학, 동아리. 제 삶을 혹은 방향을 그리고 성격을 결정지은 그 시절. 저는 대학과 동아리의 영향을 보통보다도 꽤 많이 받은편입니다. 동아리는 합창동아리였지만 클래식음악전문이 아니었고 제 또래들은 유난히도 그 당시보다 대학에서도 흥성하기 시작한 유행음악보다 한걸음 뒤쳐져 있는 포크음악을 좋아었어요. 김민기선생, 정태춘선생의 음악도 많이 들었고..

 유재하. 정말 너무너무 사랑하는 음악이에요. 음반 전체가 말이죠. 한 곡도 빠짐없이. 처음에는 그냥 듣기에 좋았고 그더라간 그 음악에 빠져들었고 그후에 분석할 줄 알게 되자 거의 완벽한 음악이라는 놀라움까지 가지게 되었어요. 모든 곡이 좋지만 사랑하기 때문에는 그때도 지금도 한결같이 좋습니다. 더군다나 이성간의 사귐과 헤어짐 등을 겪었던 그 시기에 제 옆을 지켜주던 음악은 유재하의 음악이었어요.

 김광석의 음악은 그 당시의 친구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김광석이 부른 노래들 역시 하나같이 좋지만 저는 이상하게 별로 알려져 있지 않던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이 좋아요. 뚜렷하게 떠오르진 않습니다만 특정 장소, 유난했던 어떤 기분 어떤 상태에서 이 음악이 거의 뇌리에 박혀버린게 아닌가 싶어요. 뭐 길게 말 할 필요없이 제 또래는 어느정도 공감하겠죠. 대학, 캠퍼스. 그리고 유재하와 김광석의 음악을 말이죠.

 자...루치아노 파바로티. Luciano Pavarotti. 쓰리 테너의 하나이자 엄청난 배 둘레의 상징이자 신이 내린 목소리. 음악이건 미술이건 소설이건 어느순간 전혀 의도치 않게 천둥처럼 뇌리를 스치는 순간이 있습니다. 스땅달 신드롬정도까진 아니어도 말이죠. 처음 들으면서 각인된것도 아닙니다. 몇번째 들었을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Nessun Dorma가 울려퍼질때 거의 전율을 느꼈어요. 정말로 아름답구나. 정말로 아름답구나. 푸치니의 투란도트에 나오는 이 아리아는 원래부터 파바로티의 스페셜 넘버이기도 했지만 또한 누구나 긍정할 수 밖에 없는것이 이 노래를 파바로티만큼의 수준으로 부른 사람은 없을거라는겁니다. The Essential Pavarotti 첫번째 앨범에 있던 이 노래는 저의 관심을 클래식 성악쪽으로도 마구마구 끌어당긴 중요한 터닝포인트였어요. 지금도 클래시컬 성악을 많이 좋아하는건 아닙니다만 공주는 잠못들고만큼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자 그러다가...그래도 여전히 리트까지 받아들이진 못했어요. 이탈리안 벨칸토는 많이 듣고 좋아했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다른 대중음악들은 충격이나 인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정말 머리를 꿰뚫고 감성으로 머리와 가슴에 박힌 곡들은 클래시컬 곡입니다. 그래서 저는 클래시컬 음악을 버리지 못해요. 너무 아름다운 세계니까요.
 음악듣다가 그냥 주루룩 울어버린 기억. 더군다나 가사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말이죠. 그 중 하나가 분덜리히(Fritz Wunderlich)가 부른 시인의 사랑 (Dichterliebe)이었어요. 슈만의 연가곡집이죠. 특히 첫 곡 아름다운 오월에는 너무나 완벽했어요. 짧고 인트로의 느낌이 나는 첫 곡임에도 불구하고 전주의 피아노 울림이나 가볍게 상승하는 선율, 다음 곡을 기대케 하는 아슬아슬한 종지까지 어디 하나 부족함 없는 완벽한 곡으로 다가왔어요. 아직도 슈베르트를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시인의 사랑은, 특히 초반부의 5, 6번째 곡 까지는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더 다양한 음악을 듣다 만난 사람이 칸노 요코. 아 이 일본 애니메이션음악의 천재뮤지션은 경탄 그 자체입니다. 물론 카우보이 비밥이라는 걸작OST도 있지만 제가 이 아줌마의 음악에 정신없이 빠지게 된 계기는 나의 지구를 지켜줘에 나오는 아득한 론도입니다. ぼくの地球の守って(Please save my earth) - 遙かなロンド 덧붙여 일본어 곡보다는 영어로 된 The Moonlight Song을 더 좋아해요. 가사와 발음이 선율과 더 자연스럽죠. 
 순식간에 장르에 대한 편견이 허물어졌어요. 이토록 자연스럽고 대중적이고 사랑스러운 음악이라니. 물론 나의 지구를 지켜줘의 음악은 (칸노 요코의 남편이자 클래시컬 첼리스트인) 미조구치 하지메가 담당했지만 아득한 론도를 비롯한 노래들은 칸노 요코가 만들었죠. 칸노 요코의 음악도 사카모토 마야의 목소리가 얹혀진 곡들을 단연 좋아하지만 첫인상 혹은 이 포스팅의 의미에 맞는 곡을 고르자면 아득한 론도일겁니다.

 이제 포티쉐드(Portishead)까지 왔나요? 마침 트립합에 대한 포스팅을 연재하고 있었습니다만. 직장을 얻고 자취를 하면서 첫 자취방이 가장 좋았던건 그 방에 들어오던 유선방송이었습니다. 위성에서 따온 채널들을 많이 넣어주었는데 일본MTV와 일본의 음악전문채널이었던 Vibe 가 압권이었어요. 시간대별로 모든 장르의 음악이 나왔으니까요.

 거기서 Portishead 의 셀프타이틀 앨범에 있는 All Mine 을 들었습니다. 앨범자켓의 저 흑백사진이 뮤직비디오의 화면이에요. 흑백텔레비젼시대의 영 탈랜트 소개프로그램처럼 시작하는 이 비디오는 저 어린 소녀의 립싱크와 보컬 베쓰 기본스의 목소리가 기가막히게 맞아 정말로 저 소녀의 목소리인줄 알았어요. 그것 자체도 신기했지만 음악이 정말 저를 끌어당기더군요.

 마지막은 어떤 곡을 고를까...고민하다 결국 시이나 링고(椎名林檎) 로 정했습니다. 개성, 강렬함의 대명사. 그리고 락에서는 한참 멀어져있다가 다시 락 그것도 복고적이면서도 하이브리드한 새로운 락의 조류에 저를 끌어들인 음악. 클래식의 영향인지 뭔가 완벽하고 학구적인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가 다시 저를 무장해체시킨 음악인. 특히 링고가 간호사복을 입고 화면을 노려보면서 노래부르던 프로모션비디오의 本能을 아직도 기억해요. 더하기 예쁘지 않아도 섹시할 수 있구나라는걸 느끼게도 해주었구요. 결국 발매되는 모든 앨범을 (도쿄지헨까지도) 구입하는 몇 안되는 뮤지션에 시이나 링고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열곡...글쎄요. 열곡이라...추억놀이도 재미있군요.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이만 총총

덧글

  • COSMOS 2010/04/14 22:04 # 답글

    칸노요코 칸노요코 !!!!!!
  • catinboo 2010/04/15 14:57 #

    요코좋아 요코좋아 !!!!
    ....
    설마 애니보면서 혼자 밤새고 그러는건 아니지? 그냥 음악만 듣는거지??
  • COSMOS 2010/04/16 12:14 # 답글

    울프스레인보고알았어여ㅋㅋㅋㅋㅋㅋ
  • catinboo 2010/04/16 22:31 #

    아우...엔딩곡 gravity 마야 목소리랑 아주 죽음이지. 애니도 꽤 재미있었고. 나도 그런 늑대 하나 키웠으...응?
    뭐 암튼. 좋은노래 많지 진짜. 칸노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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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