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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욘시(Jonsi)- Go by catinboo

 요리 포스팅하고 뭐 그러다보니 음반리뷰 쓰지 않은게 꽤 쌓였습니다. 오늘 몇 장 또 질렀는데 여유있을때 글 좀 써야겠어요.

 그래도 오늘 구입한것부터 씁니다. 욘시니까요. 바로 그 욘시의 실질적인 솔로 첫 앨범 Go입니다.

 욘시는 시규어 로스의 보컬이에요. ( 참고 : [음반]Sigur Ros - Agaetis Byrjun : 승리의 장미. 그리고 이들이 진리 http://catinboo.egloos.com/10152929 ) 시규어 로스는 정말로 극찬을 받는 밴드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그 극찬을 배반하는 음악을 내놓은적이 없는 밴드구요. 단순한 슈게이징 혹은 드림팝을 넘어서 '숭고' '태고의 느낌' '천상의 소리'라는 영역에까지 들어선, 그러니까 일정수준을 이미 뛰어넘은 독창적인 음악을 한다는 평까지 받습니다.

 그렇다면 시규어 로스가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일까요? 훌륭한 음악이지만 지극히 마니악한 음악의 부류가 있고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이 있다면 시규어 로스는 다소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의외로 '전문적'이고 '마니악'한 음악은 아니에요. 또 그것이 시규어 로스의 대단한 점 중 하나이겠죠.

 어느 밴드나 일정수준 이상의 밴드는 마찬가지이지만 단 한 명의 음악인이 밴드의 음악을 좌우하긴 힘듭니다. 만약 그렇다면 밴드 구성원의 수준이 그만큼 미약하다는 것이겠죠. 가령 기타리스트가 연주하는 독창적인 리프나 톤을 작곡까지 맡은 보컬이 좌지우지한다면 이미 뭔가 잘못되어 있는겁니다. 밴드라는 형태 자체가 이미 밴드 내에서 스스로 작곡하고 스스로 연주하며 각자 맡은 악기에 대한 확고한 실력으로 융합해낸다는 전제가 깔려있는겁니다. 그래서 무슨무슨섬 이나 무슨무슨파란색 같은 팀을 비웃는것이기도 하죠.

 서설이 길었습니다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있습니다. 만약 욘시가 솔로앨범을 내어도 이전 시규어 로스의 음반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모든게 허무해집니다. 시규어 로스는 단순한 욘시의 백업밴드였나? 혹은 꺼꾸로 욘시는 시규어 로스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평범한 아티스트인가? 또는 뭐하러 솔로 앨범을 내지?
 그동안 욘시가 시규어 로스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하였다고 알려졌어도 솔로앨범은 그만큼 의미가 있는것이죠. 당신의 이름으로 내는 이유가 뭐냐?

 욘시는 이런 의미에서도 역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킵니다. 그동안 들었던 시규어 로스에서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밴드라는 구성에서 연주되지 못했던 음악이면서 또한 참신한 음악. 이번 솔로앨범은 상당히 좋습니다.

 그 특유의 고양감. 아 이건 정말 매력적입니다. 아마 이런 느낌이 확장되고 가사와 맞물리면 서사적이라는 표현도 쓰게되겠죠. 뻔한 버스와 사비로 귀를 간지럽히는 소위 '훅송'과는 전혀 다릅니다. 또 뻔하게 처음은 잔잔했다가 사운드의 볼륨을 키워나가는 식의 상승느낌과도 다르구요. 심지어 느린 음악이어도 땅끝으로 가라앉는다기 보다 천천히 하늘을 유영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스코틀란드나 (욘시의 고향인)아이슬란드를 비춰주는 영상에서 자주 사용되듯이 하늘을 날면서 그 거친 대지와 황량해서 아름다운 자연을 내려다보는 그런 느낌. 그러다가 하늘로 올라가면 여전히 구름끼어있는 어두운듯한 하늘이지만 사이사이 햇살이 쏟아지고 구름을 넘으면 천상이 있을것 같은 그런 느낌. 

 시규어 로스와 비교하자면 Með suð í eyrum við spilum endalaust에 가깝습니다. Agaetis Byrjun 앨범이나 ( ) 앨범의 느낌과는 사뭇 다릅니다. 일렉트릭 악기 특히 기타의 사운드가 상당히 배제되었다는것이 이유이기도 하겠고 '밝음'의 느낌차이도 있을거에요. 꽤 빠른 노래도 있고 전반적으로 업비트의 느낌도 강합니다. 어쿠스틱 드럼의 단순하고 강한 비트보다는 일렉트로니카에서 빌어온듯한 비트도 많구요.  

 하지만 모든 트랙이 그런건 아닙니다. 가령 풍부한 엠비언트적인 느낌과 빠르고 업비트적인 느낌의 곡이 거의 엇갈려가며 들어있어요. 어떤 곡은 시규어 로스에선 절대 들을 수 없었을 정도로 레이어가 두껍고 다양한 악기들이 사방에서 요동칩니다.

 독특한 점 중 하나는 악기를 굉장히 다양하게 쓴거에요. 아까 말한대로 밴드구성인 시규어 로스가 아닌 솔로 작업을 한 이유중 하나이기도 할겁니다. 포스트 록 혹은 진보적인 록들이 이제는 일렉트릭 기타에만 얽매이지 않고 소리 자체에 대한 탐구에 나서면서 전에는 상상도 안하던 악기들 혹은 사운드를 과감하게 받아들였듯 욘시의 이 앨범도 다양한 악기들이 동시에 그 악기들이 가지고 있던 매너리즘에서 벗어난 독특한 사운드로 융합되어 있어요. 클래시컬 악기들도 굉장히 많이 쓰입니다. 뻔하게 쓰자면 아이리쉬 휘슬정도 가 쓰였을 프레이즈도 피콜로를 쓰기도 하고 어쿠스틱 피아노와 현악 챔버와의 근사한 협연도 있고 이 곡에서는 드럼소리도 나지만 비트를 잡아주는 드럼 본연의 역할이라기 보다 베이스드럼, 심벌 등을 사용한 일종의 퍼커션으로 사용되었기도 하구요. 지금 이야기는 세번째 트랙 Tornado의 이야기인데 아 이곡 정말 눈물나게 아름답군요.

 앞으로 욘시 혹은 시규어 로스가 어떤 음악을 펼쳐내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공연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극찬 일색인데 꼭 한 번 보고 싶기도 하구요. 그럼 이만 총총

 뱀다리 : 지금 케이블채널에서 리메이크된 V 드라마를 하고 있더군요. 아무래도 원작보단 재미없어서 몇 번 보다 말았는데...우연히 외계인들이 서로 의식적인 싱크를 이루는 씬을 보았는데 시규어 로스의 곡이 나오더군요. 연출자는 나름 애썼겠지만 피식 해버린 씬이었습니다. 음악을 영상이 도저히 못따라가더군요.


덧글

  • 아다마 2010/05/01 00:48 # 답글

    올해의 베스트 중 하나죠.
    시규어로스의 궁디앨범과 맞닿은 분위기에 있다는거 동감합니다. [Go]는 거기에 더더욱 캐치한 훅을 자랑하니 뭐 말 다했죠
    '고양감'이라는 측면은 시규어로스때보다 덜한 듯 한데, 욘시 솔로는 대신 "지상의 숲속에 놀러나온 요정"의 느낌을 주는게 듣는사람의 부담을 확 줄여줍니다.

    리뷰 잘봤어요 ^^
  • catinboo 2010/05/03 17:45 #

    베스트에 공감입니다. 올 해가 6개월이나 남았지만 변하지 않을겁니다. 아마 연말에 베스트 3를 뽑는다면 그 중 하나로 남겠죠.

    궁디앨범이래서 웃었습니다. 하긴 그 긴 아이슬란드어의 이상한 글자보단 이게 편하군요. 즐거운 음악생활되세요~
  • 이보민 2010/12/02 17:16 # 삭제 답글

    시규어 로스의 음악은 한마리의 학 같고
    욘시의 음악은 한마리의 꾀꼬리 같아요

    아무래도 둘다 좋네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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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