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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파니핑크(Fanny Fink)-7 Moments (세상의 어쩔 수 없는 일곱 가지) by catinboo

 음반리뷰를 쓰면서 그 음반에 대한 이야기보다 다른 이야기로 애둘러 말하는게 제 버릇이기도 합니다만 파니 핑크의 2집 이야기도 그렇게 시작해야겠네요. 뭐 꼭 그런게 나쁜것도 아닐테구요.

 첫번째는 소녀취향의 노래입니다. 사실 좀 폭력적이고 위험한 표현이긴 하죠. 여성 아이돌그룹들의 (대표적인 몇 몇)노래를 일컫을때는 별로 쓰지 않아요. 솔직히 그들의 노래는 '소년'취향이겠죠. 남자에 대한 사랑고백 내지는 날 좀 꼬셔줘라는 측면은 말이죠.
 그러니까 좀 더 소녀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일때입니다. 사랑타령을 해도 상대와의 관계라기 보다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란거죠. 이것보다 더 '소녀취향'이라고 하면 이런겁니다. 예쁜 옷, 발랄한 외출, 아침햇살, 어디선가 바라보는 이성의 눈길, 추억이 담긴 편지, 순수(혹은 순수한 척)...

 두번째는 예쁜 목소리입니다. 우린 노래를 잘 부른닫는 기준에 있어 편향된 시각이 좀 있지요. 우리 나라 특유의 고음병이 그렇고..(2000년대의) 남자라면 소몰이하고 고음에서 애들립 넣어서 떨어뜨리고, 여자라면 쨍쨍하게 울려야 한다는 뭐 그런것 말이죠.
 꺼꾸로 말해 예쁜 목소리로 노래부르면 이렇게들 많이 생각합니다. 노래가 별로여서 목소리를 예쁜척 하는걸로 승부하는구나.

 그래요. 인디씬에서 소녀취향의 노래는 상당히 많습니다. 파스텔뮤직 레이블쪽을 그렇게 싸잡아 폄하하기도 하고 몇 몇(특히 MBC의 몇 몇)드라마의 OST로 인지도가 상승된 인디뮤지션에 대해 이런 비난을 많이 하곤 해요. 하지만 반론은 무척 간단합니다. 그런 내용을 노래하면 안되나요? 안되거나 수준이 낮다면 이유는? 여성적인 판타지와 욕망이라서? '여성'적인 이라서?

 물론 간혹 너무 초등학생틱한 노래들이 간지럽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스물도 안된 아이들이 섹시의 아이콘이 되는것보단 낫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다양성과 적절함이지 소재가 아니죠. 완벽한 상업적 공장생산품도 존재하는 것이고 그 대척점에는 무조건적인 반항도 존재하는겁니다. 이 밸런스가 문제인게죠.

 시각을 좁혀 이야기하자면 언제부턴가 비슷한 느낌은 그냥 소녀취향으로 싸잡아서 폄하하는 시선도 등장했어요. 대표적인 피해자가 요조가 있고 미스티 블루와 파니 핑크같은 모던락 밴드가 있을거에요. 여기서 두번째 예쁜 목소리가 등장합니다. 워낙 목소리를 귀엽게 내니까 어떤 노래를 하고 있는지 상관없이 그냥 몰고가는거죠. 솔직히 음악은 일렉트로니카-라운지나 그냥 팝이고 느슨한 모던락에 포함되니 음악 자체나 선율로 이야기하는건 아닐껍니다.

 요조같은 경우는 의외로 솔직한 가사에 놀라기도 합니다. 그녀가 이미 20대 중반이니 어색할일도 아니고 은꼴스러운 코드를 심어놓고 아닌척하는 미성년자 아이돌그룹보다 이런 솔직함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바오밥나무처럼 엉켜있는 연인과의 모습을 표현한 노래나 대놓고 바나나가 좋다는 노래나 다 그렇죠. 그런데 왜 그렇게 까일까요. 적당한 나이에 솔직한 표현일 뿐인데. 그녀는 소녀취향의 노래를 한다는 아니 해야 한다는 이상한 편견과 예쁜 목소리때문일겁니다. 그런 가사를 왜 어린 느낌의 보이스로 불러? 뭐 이런 우격다짐이죠.

 파니 핑크로 갈까요? 1집도 그렇고 이 2집도 그렇고 간드러진 소녀취향의 노래들은 거의 없어요. 약간 흔한 수준의 사랑노래와 이별노래. 심지어 타이틀 곡이라고 할 만한 노래는 '권태 그 앞에선 우리'니까요.
 음악 자체도 꽤 좋습니다. 파니 핑크는 선율감각도 꽤 좋아요. 귀에 잘 들어오고 자연스럽습니다. 락 밴드라고 말하기는 약간 어색한 형태인데 뭐 암튼 세션도 적절하게 썼고 아마츄어적이지 않습니다. 거기에 인디씬 음악인의 장점. 즉 스스로 작사, 작곡하고 연주를 해낸다는 것까지 인정하고 나면 꽤 좋은 노래들이고 괜찮은 앨범입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냐. 인디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많은 사람들의 그 관심 자체가 아주 고맙기도 하지만 그 내부에서도 위악적인 편견을 가지는건 피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소위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나 어울릴' 뭐 이런 폄하 말이죠. 전 이런 위치의 음악들이 아주 반갑습니다. 저라고 1900년대 중반의 아트락만 찾아듣는것도 아니고 음악 들으면서 기타 솔로의 모드를 찾아듣는것도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그 뻔한 공중파 쇼프로의 댄스 반주음악들을 노래라고 귀에 꽂고 다니고 싶진 않아요. 대중적이면서 편하고 듣기 좋으면서 매력적인 음악. 그런 음악들도 꼭 필요한겁니다. 

 파니 핑크나 미스티 블루나 도나웨일 같은 밴드들의 음악은 앨범이 나올때마다 너무 반가워요. 항상 틀고 즐겁게 들을 수 있으면서도, 뻔한 상업적 상술은 배재된 음악이 내게 주어진다는게 말이죠. 파니 핑크의 이 2집도 이런 의미에서 아쉽지도 넘치지도 않는 딱 좋은 앨범입니다. 예. 이 한 줄을 말하려고 이렇게 길게 말한건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그렇습니다. 특히 이 앨범에서 권태 그 앞에선 우리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버젼과 길이를 줄인 라디오 에디트 버젼을 넣었을만큼 그들 스스로도 밀고 있는 노래인것 같은데 아주 좋아요. 굉장히 매력적이고 사비도 귀에 딱 감깁니다. 보컬인 묘이의 음역과 음색에도 아주 적절해서 중독적으로 듣게 되는 수준입니다. 꼭 한 번 들어보셔도 좋을 노래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 중 예쁜 목소리에 대해 조금 더 사족을 붙이죠. 방금 전 언급한 미스티 블루의 정은수양이나 도나웨일의 유진수양의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거기에 음악까지도 밴드취향의 음악이라 저한테는 아주 딱입니다. 파니 핑크의 묘이양도 그렇지만 이 사람들의 특징은 쓸데없는 테크닉을 쓰지 않는다는데 있을겁니다. 그것이 매력의 포인트구요. 둘러 말하면 순수라는 이미지의 과잉일 수도 있지만 담백함일 수도 있고 거기에 타고는 음색 자체가 좋아요. 더 중요한건 그 목소리를 살릴수 있는, 어울리는 노래를 만드는 팀이라는거죠. 그리고 그 노래라는 결과물이 더무 달아 느끼한 설탕이 아니라 대부분 은근히 괜찮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이 중요할테구요. 이 밴드들과 더불어 루싸이트 토끼나 어른아이 등까지 범주를 넓히면 여성 보컬의 대중친화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밴드의 음악은 아주 많습니다. 세상은 넓고 음악도 많다니깐요...그럼 이만 총총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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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