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의 네임벨류만 보면 극강일 수 밖에 없죠. 델리 스파이스는 인디-모던록 밴드로는 (거의)최초로 빅히트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반응을 얻었던 팀이잖아요. 챠우챠우가 있고 항상 엔진을 켜둘께가 있죠. 아 밴드의 이름이나 곡제목을 몰라고 챠우챠우는 전주만 들어도 거의 다 아실 정도일겁니다.
마이 앤트 메리도 못지않은 인기밴드입니다. Just Pop같은 앨범은 상당히 좋은 앨범으로 인정받고 있고 공항 가는 길 같은 곡은 알음알음으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듣고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구요.
다른 밴드는 특별히 '인디'에 관심이 없어도 텔레비젼에 나오는 음악과 좀 다른 음악을 찾는 리스너에게는 꽤 알려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껌엑스는 인지도가 낮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초창기 펑크 밴드로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했었고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꾸준히 활동했던 밴드입니다. 락 매니아에게는 상당히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죠.
자 이런 인디 1세대 밴드의 멤버들이 모였으니 평소에 인디씬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희소식 중 하나였죠.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리게도 했습니다. 델리 스파이스의 드럼과 마이 앤트 메리의 베이스는 얼추 궁합이 어색하지 않아요. 하지만 밴드의 프론트맨으로 보컬과 기타를 맡을 멤버가 펑크밴드였던 껌엑스의 멤버라뇨. 이들이 한 음악 안에 융합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색깔의 음악이 나올까...
논리적이지 않은 이야기지만 옐로우 몬스터즈라는 밴드 이름과 쟈켓 사진을 보니까 왠지 감이 오더군요. 조금은 쎈 음악이겠다. 모던락이라는 테두리보다는 펑크에 더 가깝겠다.
이 예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더군요. 앨범의 음악은 꽤 비트가 강하고 흥겹습니다. 쎈편에 가깝죠. 의외인건 껌엑스적인 펑크와는 상당히 다르단겁니다. 멜로딕펑크? 뭐 이런 말도 있습니다만 거기에 꾸겨넣긴 어렵고, 기타리프가 메탈에 가깝기도 하고 상당히 스트레이트합니다. 첫트렉인 Destruction 같은 경우는 뭐 거의 메탈이구요 여덟번째 One Night Stand은 건즈앤로지스의 느낌에 LA메탈의 색이 입혀진듯한 묘한 느낌이에요. Metal Gear은 스래쉬적인 영향이 그득한 리프가 있어요.
세곡뿐 아니라 발라딕한 몇 곡을 빼고는 전반적으로 꽤 스트레이트한 락 혹은 메탈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선율이나 노래는 그렇게 과격하지 않습니다. 물론 예쁘게 부르는건 아닙니다만 귀에도 잘 들어오고 부담스럽지도 않고 메탈 특유의 초고음의 괴성이 나오지도 않아요.
이게 어울릴까요? 저는 옐로우 몬스터즈의 편을 들겠습니다. 십년이상 밴드와 락씬에 몸담아왔던 멤버들답게 그들은 자기가 소화할 수 있는 음악을 아주 적절하게 잘 버무려놓았어요. 새로운 장르적인 창작은 아니지만 섣부르게 이것저것 가져다 붙이기 급급한 초보들의 초조함이나 어설픔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주 노련해요.
무엇보다도 음악이 모두 흥겹고 신납니다. 안정적인 연주와 신나는 비트, 귀에 잘 들어오는 선율과 라이브에서 좋을듯한 적절한 떼창 가능 곡들도 많고 메탈적인 흥분과 열정도 있습니다. 근래에 이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큼 적절히 대중적이면서도 신나는 음악을 접한적이 있던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들이 원래 밴드와의 작업을 어떻게 병행할지는 아직 정보가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옐로우 몬스터즈를 희망합니다. 어느샌가 짝짓기 춤추기 클럽이 횡행하게 되어버린 홍대인디씬의 몇안되는 라이브 클럽에서 신나게 분위기를 업시킬 수 있는 밴드가 하나라도 더 많았으면 좋겠고 빡쎈 음악에 조금은 지쳐버린 저같은 팬에게 적절한 양식이기도 하니까요. 응원합니다. 옐로우 몬스터즈.
뱀다리. 인터넷 한겨레에서 운영하는 음악 전문 웹진 100beat에 실린 인터뷰 링크입니다.
http://100beat.hani.co.kr/blog/archives/7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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