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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The Man Who Wasn't There. 2001) by catinboo

                                              사진출처 : 네이트 영화정보
 하이퍼텍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에서 본 두번째 영화입니다만 게으름으로 이제 포스팅을 합니다. 참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말이죠.

 이 영화도 코엔형제의 영화입니다. 아래로 두번째에 최근작 시리어스맨을 보고 포스팅을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아마 코엔형제는 그 괴상하고 묘하게 낯선듯한 영화로 유명할겁니다. 유럽식 예술영화와 궤가 다른 독특한 영화들로 각종 영화제에서 상도 많이 받았고 호평도 많이 받았죠.

 그들의 영화 중 그들이 가장 큰 장기를 발휘하는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바로 느와르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유머가 가득한 영화인데요, 소리내에 웃긴 약간 뻘쭘하지만 묘하게 키득거리게 되고 은근히 중독되는 그런 스타일의 유머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유머는 영화의 흐름 속에서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그 남자는 여기 없었다(이하 그 남자) 같은 경우 무표정하고 주름 가득한 빌리 밥 손튼의 얼굴이 계속 나오지 않았으면 웃기지 않는 그런 것이죠. 가령 죽은 남편의 미망인이 찾아와 사실 남편은 외계인에게 납치되었었다고 이야기할때도 빌리 밥 손튼의 그 무표정에서 살짝 뒤틀린듯한 얼굴이 아니면 그저 뜬금없는 씬이었을겁니다. 자살한 아내가 사실 임신중이었다고 말해주러온 법의학자 앞에서 아내와 몇 년동안 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씬에서도 웃으면 안되는데 그 표정 혹은 분위기가 자꾸 웃기게 만드는 그런 묘한 뒤틀린 유머들로 가득해요.

 사실 내용은 코엔형제의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격렬하거나 특별하지 않습니다. 혹은 항상 그렇듯 평범하지만 약간 어긋나 있는 사람이 주인공이구요. 평범한 주인공의 지루한 일상 중에서 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한 그 순간에서 영화는 시작하고 그 시작점이 꼬이면서 일어나는 불협화음이 코엔형제 영화의 주된 소재입니다. 아 모두 그런건 아니지요. 

                                  사진출처 : 네이트 영화정보
 (스포일러 신경 쓰지 않고 썼습니다.) 그 남자의 경우 그 '꼬임'이 역시 코엔형제답게 복잡하면서도 명쾌(머리를 막 굴려야 상황이 이해되는것이 아닌)합니다. 미국 중산층의 생활 양식이 일상화되고 '라이프'지의 느낌이 가득한 그런 시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평범한 이발사가 갑자기 '드라이 크리닝'이라는 믿기 어려운 신기술을 떠벌리는 사업가한테 없는 돈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아내가 상사와 불륜관계라고 믿는 이발사는 그 상사를 위협해서 돈을 뜯어내고 투자를 합니다. 상사는 자기한테도 떠벌리러 왔던 드라이 크리닝 사업가를 의심하다가 이발사가 위협했다는 것을 알고는 불러내 싸우게 되고 이발사는 우발적으로 그 상사를 죽이죠. 여기서 시작된 소동극은 일파만파 퍼집니다.

 사업가는 도망가고 아내는 상사의 살해누명을 뒤집어 쓰고 사형을 받게 생겼고 아내때문에 유능하지만 괴팍한 변호사를 거금을 들여 구하고 그 와중에 친구의 딸에게 반하고 이러쿵 저러쿵 정신없이 흘러가요. 액션하나 없고 흑백에 우중충한 아저씨들만 나오는 영화가 어떻게 재미있을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흥겨웁기까지한 소동극 끝에 주인공은 평온을 찾게 될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겠죠. 
                                                        사진출처 : 네이트 영화정보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점 하나는 출연진입니다. 코엔형제의 명성이 어느정도 자리잡게 되자 배우 캐스팅의 여력이 굉장히 넓어진것 같아요. 어떻게들 불러모았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주인공 빌리 밥 손튼은 상당히 좋은 배우죠. 감독을 한 작품도 몇 개 있구요. 아마 아마겟돈에서 그 나사 책임자 역이나 단역이지만 러브 엑츄얼리의 호색한 미국 대통령을 기억하시면 될겁니다. 유명한 영화일 뿐이고 그 외 다양한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입니다. 아내의 상사역은 제임스 갠돌피니입니다. 미국 드라마 소프라노스를 보았다면 그 주인공이 갠돌피니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유행한 미드는 아니지만 미국내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은 드라마죠.
 또 괴팍한 변호사를 맡은 사람은 토니 샬룹(Tony Shalhoub인데 샬 이라고 혹은 살훕 등으로 다양하게 적더군요. 제가 듣기로는 샬룹에 가까운 발음이던데요...) 입니다. 바로 미국 드라마 명탐정 몽크의 그 결별증 주인공 몽크입니다. 아마 이 배우의 가장 의외의 모습은 맨 인 블렉에서의 장물아비 전당포 주인 외계인이겠죠. 여기서의 변호사 연기는 자꾸 몽크를 떠올리면서 더 키득거리게 되더군요.

 그리고 스칼렛 요한슨도 나옵니다. 이 배우는 정말 희안해요. 예쁜가? 싶다가 예쁘구나! 싶다가 그런가? 싶은 묘한 매력의 배우입니다. 전 오히려 아이언맨2에서는 별로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그 남자에서 흑백 화면을 바탕으로 복고적인 스타일로 나온걸 보고 참 예쁘구나 싶었습니다. 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는 매혹적이다가 아일랜드에서는 평범해 보였고...참 신기합니다.

 마지막으로 당연하게도...랄까요 프란시스 맥도먼드도 나옵니다. 코엔 형제 중 조엘 코엔의 아내이죠.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그저 정보일 뿐 그녀의 연기력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모든 작품에서 좋았지만 코엔 형제의 파고에서 임신한(실제 임신한 상태였고) 촌스럽고 미국 노스다코타의 (우리가 들어도 표준영어와 확연히 다른) 심한 사투리를 쓰는 여자 보안관으로 나왔을때 정말 최고의 연기였습니다.
                                     사진출처 : 네이트 영화정보
 아무튼 그 남자는 정말 유쾌한 코엔식의 코메디였습니다. 놓쳤던 코엔형제의 영화를 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구요. 우리 나라에서도 이제 슬슬 이런 다양한 스타일의 영화들이 등장하는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꽤 예전에 김지운 감독이 조용한 가족을 만들었을때만 해도 이게 왜 코메디인가 사람들이 짜증을 냈었으니까요. 반칙왕 같은 영화도 재미는 있는데 그다지 웃기지는 않고 좀 썰렁하다는게 중평이었음을 생각하면 이런 부류의 코메디가 우리 나라 성향에는 잘 안맞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 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사람이 이런 영화를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시나리오도 좋고 휘몰리는 소동극을 잘 표현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평범한 캐릭터의 무뚝뚝한 연기들이 소동극과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킬때 나오는 좋은 영화 중 하나가 그 남자라고 생각해요. 즐거운 관람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

 뱀다리 : 참고로 감독은 조엘 코엔의 이름으로 오릅니다만 코엔형제의 작품은 전부 '형제'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감독, 각본으로 나누거나 공동 감독, 각본으로 크레딧에 올리거나 큰 의미 없이 둘의 합작이라고 보니까요.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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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