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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14-1코스 : 4. 곶자왈과 종점 by catinboo

 (전 포스팅에 이어) 오설록티뮤지엄의 녹차밭입니다. 시원하군요.
 원래 인적이 없는 길인데다 유난히 올레꾼도 없던 길을 걷다가 티뮤지엄에 오니 갑자기 넘쳐나는 사람들에 적응이 안되더군요. 열어놓은 문에서 나오는 에어컨 냉기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멈칫하게 만들구요. 여긴 나름 제주 관광 명소인듯 버스가 와서 단체로 사람들을 쏟아놓았더라구요.
 문제는 유명 포인트 찍는 관광이다보니까, 티뮤지엄 안의 카페테리아에 별로 사먹지도 않으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엄청나다는것. 유자아이스티와 녹차범벅(뭐 그냥 녹차아이스크림 올라간 팥빙수 비슷한 정도)를 시켰는데 자리가 없더라구요. 간신히 야외테이블 하나 비어 앉아서 먹었어요. 몸도 바깥의 열기에 적응되어 있고 여기가 낫더군요. 

 30분가량 잘 쉬었어요. 화장실서 세수도 하고 정수기에서 물도 새로 채우고. 아 아이스크림은 괜히 먹었어요. 설탕느낌 가득한 단것 먹으면 더 목마르잖아요. 유자아이스티는 쌉싸름한게 갈증해소에 좋아 딱이었습니다만. 암튼 그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올레길이 티뮤지엄의 바깥 녹차밭도 한바퀴 돌게 만들었더군요. 이건 뭐 별로 의미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간만에 아스팔트 길을 걷다보면 공사구간도 나오고 그럽니다. 그러다가 숲길을 가르킵니다. 청수곶자왈의 시작입니다. 시작부분은 길이 잘 나있어서 곶자왈이라기 보다 산림욕장 분위기였어요. 중간에 입구까지의 거리를 나타낸 표지도 있고. 실제 어디부터 청수곶자왈의 시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푸른 나무사이로 잘 걷다가 다시 샛길로 빠지면서 지난번 저지곶자왈 비슷한 길로 들어섭니다. 여기서 실수가 미리 코스 중간중간의 길이등을 숙지하고 오지 못했어요. 저지곶자왈에 비해 작은 곶자왈 하나 지나고 바로 종점인줄 착각했습니다. 이래저래 시간을 너무 여유있게 보낸게 있고..
 암튼 청수-무릉 곶자왈은 곶자왈을 지나다가 길을 만나고 다시 갑자기 곶자왈로 들어서다가 길을 만나고 이런 연속이었습니다. 모두 합치면 굉장히 긴 거리입니다. 시간때문에 마음이 슬슬 조여오긴 했습니다만 이 생명력 넘치는 길 자체만은 여전히 좋았습니다.
 땅이 움푹 파여 물이 괸 곳도 있습니다. 샘같지는 않았구요.
다른 분들 사진에도 꽤 있을듯. 마치 늪처럼 괴여있는 물들. 저지곶자왈과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특이한 느낌이었어요.
 산길을 걷고 길을 만나고 다시 곶자왈을 만나고...사실 마지막쯤에는 많이 조급해졌어요. 어둠에 눈이 익어 길을 찾을 수는 있었지만 이제 조금 시간이 더 지나면 이 곶자왈 안은 컴컴해질터. 바깥보나 일찍 어두워질것이 틀림없으니 슬슬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사실 곶자왈 안에서는 거의 스릴러 수준이었어요. 마지막 30분쯤은 상당히 빠르게 걸었습니다.
 노출을 밝게 해서 그런데 이때가 7시 넘어입니다. 저 노란빛이 막 넘어간 석양빛이 비추인거에요. 곶자왈을 막 뛰어나와 논밭에 맞닿자 바로 안도의 한숨. 예. 이번 여행은 아슬아슬하면서도 다 운이 따라주었어요. 나와서 한숨 쉬니까 바로 어두워지더군요. 

 11코스와 엊갈리게 되는 무릉곶자왈의 출구를 넘어 고개를 걸어가면 인향마을입니다. 순식간에 깜깜해졌어요. 인향마을을 지나는데 교차로 바로 못비쳐 공사를 해서 길표시가 없어졌더군요. 일단 어림짐작으로 교차로로 갔어요.  완전 깜깜하고 가로등도 별로 없는 상황. 아 완전 위기. 그 와중에 리본을 찾아서 길을 넘어갔습니다. 고개를 넘어서니 무릉교차로. 다행히 교차로에 불이 켜진 식당이 있어 무릉생태학교가 어딘지 여쭤보았어요. 손님도 아닌데 무척 친절하게 잘 가르켜주시더군요. 금방이라는 말씀이 다시 힘을 내고 종점은 찍어야지! 하는 마음에 다시 여친과 룰루랄라 걸었습니다. 어두운 국도를 따라 걷다 불이켜진 조그만 가게. 그 옆에 제주4.3사건 위령비가 서있고 터널처럼 펜스를 두른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무릉생태학교. 14-1의 종점입닌다.
 사진기록이 8시 28분. 아침 11시 10분경 출발해서 8시 20분경 도착. 터무니없이 길게 걸린 시간이긴 해요. 하지만 무사히 도착해서 간사하게 생각이 든건지 하나도 후회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걸은시간은 7시간 조금 더 일겁니다. 점심먹으면서 30분, 오설록티뮤지엄에서 30분. 문도지 오름 정상에서 20분정도 쉬었으니까요. 그리고 천천히 걷고 많이 이야기하고 사진도 찍고 그랬어요. 물론 곶자왈에서 당황한게 있기 때문에 1시간 정도는 빨라지게 걷거나 출발을 일찍 했으면 좋았겠죠. 아무튼 뿌뜻한맘과 올레길의 느낌을 함빡 머금고 완주를 만끽했습니다.

 다시 길을 내려와 국도변에 있는 조그만 가게로 갔어요. 콜택시를 부렀습니다. 협재로 갔어요. 쫄깃쎈타를 예약했거든요. 만화가 메가쇼킹님과 몇분이 운영하시는 협재의 게스트하우스.

 협재로 가서 짐을 놓고 저녁먹고 올께요~ 하니까 운영자께서 근처 식당을 추천해주셨어요. 삼거리맛나식당. 협재해수욕장 뒤의 국도기준으로 말하자면 해수욕장에서 포구쪽으로 쭉 올라오면 나오는 삼거리의 식당입니다. 몸국 먹었어요. 쇠고기육수에 모자반을 풀어 만든 국. 어이구 이거 제대로 맛있더군요. 해장용으로도 아주 그만이겠던데요. 피곤했던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습니다. 추천 제대로 잘 받아서 먹었다는거죠.

 쫄깃쎈타는 주택가에 있어 칼같이 11시 소등, 취침입니다.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할 자리는 시간을 놓쳐버렸고.. 아쉬운대로 근처만 살짝 들러보고 바로 쫄깃으로 들어갔어요. 시원하게 샤워하고 숙면의 나라로~

 여행 후기로 쫄깃센타와 협재, 금능을 다음 포스팅에 올리겠습니다. 어처구니없이 길게 포스팅하는 이 버릇은 절대 안없어지는군요. 그럼 이만 총총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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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Ut Amem Et Foveam

molto bene!

지금 몇시인데 이러고있니?

포스팅하기는 귀찮을때

슬슬 다시 기지개를 펼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잖아.